이라크, 이란 전쟁 여파로 키르쿠크-튀르키예 송유관 복구 착수
이라크, 북부 석유 수출로 활로 모색
이란과의 역내 전쟁이 격화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라크가 석유 수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북부 키르쿠크-튀르키예 송유관 라인 복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석유부 장관 하얀 압둘 가니(Hayan Abdul-Ghani)는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키르쿠크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지중해 연안의 튀르키예 항구 도시 제이한(Ceyhan)으로 직접 운송할 수 있도록 기존 송유관 네트워크의 일부 구간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페르시아만 항로의 봉쇄로 인해 남부 수출 통로가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바그다드 정부가 직면한 심각한 수출 위기에 대한 긴급 대응책입니다.
이번 조치는 이라크 연방 정부와 쿠르드족 자치정부(KRG) 간의 오랜 송유관 통제권 및 수익 분배 갈등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압둘 가니 장관은 월요일, 약 20만~25만 배럴에 달하는 키르쿠크산 원유를 쿠르드 자치지역의 송유관을 통해 제이한으로 운송하기 위한 쿠르드 측의 승인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이라크 정부는 자체적인 연방 송유관 노선을 재가동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라크-튀르키예 간 송유관은 일일 20만~25만 배럴의 수송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최종 시험 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이르면 다음 주 안에 키르쿠크에서 튀르키예로 직접적인 원유 수출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복구 작업의 핵심은 48인치 직경의 바이즈-피쉬하부르(Baiji-Fishkhabour) 송유관 약 100km 구간에 대한 수압 시험 완료입니다. 이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원유는 쿠르드 자치지역의 기존 수출망을 거치지 않고 직접 키르쿠크 유전에서 이 시스템으로 펌핑될 수 있습니다. 해당 송유관은 2014년 이슬람국가(IS)의 북부 이라크 공세 당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후 대부분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수출 위기 심화와 현지 생산 차질
북부 송유관 복구 추진은 현재 이라크가 직면한 수출 위기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역내 전쟁이 격화되기 전, 이라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할당량인 약 440만 배럴/일에 육박하는 하루 4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걸프 지역에서의 군사 작전 개시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인해 분쟁 발발 며칠 만에 이라크의 석유 수출은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생산량은 하루 약 150만~160만 배럴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현재는 주로 국내 정유소와 발전소 공급을 위한 물량 유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바그다드 정부는 임시 수출 경로 확보를 위해 이웃 국가인 튀르키예, 시리아, 요르단 등으로 원유를 트럭으로 운송하는 방안까지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상 운송 물량은 하루 약 20만 배럴에 불과하여, 이라크의 정상적인 수출 능력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위기는 이라크 북부 유전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라크 국영 북부석유회사(North Oil Company)는 최근 역내 전쟁 발발 이후 안보 우려로 BP(British Petroleum)가 인력을 철수시킨 키르쿠크 지역의 주요 유전 4곳(아바나, 바예 하산, 잠부르, 카바즈)의 운영권을 넘겨받았습니다. 국영 회사는 운영 차질을 막기 위해 최소 1년간 해당 유전을 직접 운영할 계획입니다. BP는 앞서 이라크 정부와 키르쿠크 유전 재개발에 대한 장기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으며, 이 프로젝트는 원유 생산량을 하루 최대 50만 배럴까지 늘리고 지역 가스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바그다드-에르빌 갈등 심화, 수출 재개 난항
한편, 북부 지역의 석유 수출로 노선 통제권, 수익 분배, 쿠르드 지역 안보 등을 둘러싸고 바그다드 연방 정부와 에르빌(Erbil) 자치정부 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쿠르드 측 관계자들은 연방 정부가 지역 에너지 부문에 대해 "숨 막히는 봉쇄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바그다드 정부는 쿠르드 자치정부가 하루 최대 30만 배럴의 원유를 쿠르드 송유관 시스템을 통해 이송하려는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란과 연계된 무장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반복적인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이 쿠르드 지역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하면서 북부 항로를 통한 수출 재개 노력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이라크의 석유 생산 및 수출 회복에 상당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